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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20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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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20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20화 생과 사를 가르는 곳 (12)

 

 

 

“젠장, 젠장! 무슨 계획을 이렇게 짜는 거야!”

콰앙-!

수도 베르헨의 화려하게 꾸며진 한 별궁.

비싸고 사치스러운 물품들을 모두 끌어모아, 오히려 어색해 보이는 방.

그곳에서 왕국의 1왕자는 다시금 물품을 깨부수고 있었다.

쨍강-!

하나에 어지간한 마도구보다 훨씬 비싼, 장인 수제의 고급스러운 접시와 컵들이 마구 깨져나갔다.

매일 같이 금화 수백 개가 왕자의 화풀이로 날아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멍청한 놈들 같으니! 뭐가 완벽한 계획이야!”

“….”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문 앞에 고렘처럼 서 있는 섬뜩한 호위병들의 존재였다.

그들은 화가 난 왕자의 한 마디면, 조용히 아무도 모르는 장소로 끌고 가 사라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 중엔, 나름 남작 작위의 귀족까지 있었다.

비록 하위 귀족이긴 했지만, 그래도 적당한 영토와 작위가 모두 있는 진짜배기 귀족 가문의 당주를, 그저 말 한 마디로 실종시켜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 후로 애런 남작은 보지 못했다고?

-그래. 애런 가문이 아무리 애를 써도, 흔적조차 못 찾았다는군. 아니, 이게 말이나 되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쉿. 목소리 낮추게. 혹여나 왕자님이 듣기라도 하면, 우리도 무사하진 못할 테니까.

-노공작님이 저쪽으로 가신 후, 계속 악화되기만 하지 않는가! 이대로라면 설사 왕자가 왕위에 오른다고 해도, 우린 평생 이렇게 벌벌 떨면서 살아가야 하네. 그럴 바엔 차라리…!

당연히, 왕자파에 속한 귀족들의 반응은 극도로 악화되었다.

지금까지 왕자가 망나니임을 몰랐던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막 나가기 시작할 줄 차마 몰랐던 것이다.

물론 왕자가 두려운 이상, 대놓고 파벌을 빠져나가는 귀족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공주파로 간을 보는 귀족들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전장에서 유렌이 소드마스터를 막았다는 소문이 돌자, 그 속도는 더 빨라졌다.

그런 괴물을 측근에 두고 있는 공주에 대한 평이 더욱 올라간 것이다.

당연히 왕자의 심기는 더욱 뒤틀릴 수밖에 없었다.

“원래 이쯤이면 내가 왕이 되는 여론이 나오고 있어야 하는데!”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계획이 조금씩, 그렇지만 확실하게 어긋나고 있었다.

분명 지금쯤은 왕국이 안쪽까지 침공을 당해야 했다. 

그래서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병약한 국왕을 교체하라는 여론이 생겼어야 했는데.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가장 중요한 공국과의 전쟁에서 잘 막아내고 있었다.

원래는 가장 커다란 충격을 주어야 할 그곳에서 말이다.

[그곳에서 소드마스터가 나타나, 유렌. 그놈의 목을 베어버린 후, 해당 부대를 전멸시킬 겁니다.]

[유렌. 그놈은 이곳 베르헨에서 유명한 놈이자 공주의 최측근이었으니, 나름대로 충격이 크겠죠. 게다가 그 소드마스터가 군을 이끌고 수도로 향하면? 이것 중앙도 난리겠죠. 그 외에도 사방에서 조일 것이고.]

[그런 긴급 시면, 누워있는 국왕은 어서 건강한 후계자에게 선양하라는 여론을 퍼트릴 것입니다. 물론, 그 후계자는 왕자님이시고요.]

그 혼혈이라는 ‘목걸이’ 놈이 자신에게 전해준 엘프들의 계획이었다.

들을 때는 둘도 없는 완벽한 계획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지나고 보니, 이 지경이 난 것이다.

물론 왕자는 이렇게까지 왕자파가 빠르게 악화되어가고 있는 탓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돼.”

하지만, 왕자는 위기는 확실하게 알았다. 

평소 깊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도 않는 그의 머릿속이 갑작스레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자신의 목걸이를 들어 흥분하듯 뭐라고 쏘아댔다.

[왕자님, 그게 무슨…?]

한편, 반대쪽의 ‘목걸이’는 지긋지긋하다는 감정을 숨긴 채 왕자가 내뱉는 소리를 들었다.

[…?]

하지만 듣다 보니, 당연히 쓸데없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의외로 나쁘지 않은 계획이었다.

아니, 아주 단순무식해 계획이라 부를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의외로 현 상황에선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설마 이런 멍청하고 무모한 짓을 정말로 하겠냐? 라고 모두 생각할 테니까.

생각도 못한 역발상이었다.

[그거, 정말 훌륭한 계획이군요. 저도 재빨리 엘프님들에게 이야기를 넣어보겠습니다.]

그렇게 ‘목걸이’가 자신을 찬양하며 연락을 끊자, 왕자의 기분은 다시 급속도로 좋아졌다.

저 목걸이 놈이, 진심으로 자신의 말에 놀랐다는 감정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큭큭. 좋아. 얼마 안 남았군.”

왕자는 별궁의 창문으로 보이는, 커다란 왕의 본궁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계획으로 다시 수많은 피가 흐르겠지만, 왕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저 왕좌에, 당당하게 앉을 생각만을 하며 그저 미소지었다.

 

* *

 

“대략 일주일 정도 후에 회전이 있을 것 같으니 미리 준비해두라고? 흠, 확실히 사령관이 전장을 보는 눈은 있네.”

유렌이 우연히 자신의 연대에서 전생의 ‘기병대장’을 찾은 후. 며칠이 흘렀다.

소드마스터가 물러날 때까지만 해도 금세 다시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의외로 차분히 나날이 지나갔다.

서로가 재정비해, 크게 상대를 한 방 때릴 준비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슬슬 그 준비가 끝난 지금. 양측은 커다란 회전을 준비 중이었다.

회전. 

양측의 군대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최대전력으로 붙는 전투.

사실, 당연하지만 양측이 미리 ‘이렇게 싸우자.’라고 약속하면서 정정당당하게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저 돌아가는 상황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모든 것을 걸고 전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도 그런 경우에 속했다.

‘다만, 진짜 회전이 벌어질 것인가는 의문이야.’

유렌은 빈델 후작. 그러니까 사령관이 예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옛 경험과 정보 등으로 현 상황을 볼 때도, 그즈음에 회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일 커 보이긴 했다.

다만 상대는 평범한 공국군이 아니라, 바로 그 빌어먹을 뾰쪽귀들이 뒤에서 조정하는 군대다. 분명 무언가가 있을 터.

“그, 그럼, 그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잠깐.”

유렌은 쩔쩔매면서 보고를 끝내려 한 새 부관을 막았다.

부사령관의 부대가 해체되면서 데려온 새 부관은, 생각보다 더 유능하며 전장에서 설 용기도 있었다.

다만, 흠이라면 상사인 자신의 눈치를 너무 보는 것이랄까?

뭐, ‘그’ 부사령관의 부관으로 있었으니 상사에게 쩔쩔매는 것이 이해는 갔다만은.

“일단 회전 쪽으로 간다 생각하고 준비를 하면서, 10% 정도는 만약의 때를 대비하도록.”

“10%…정도입니까?”

“그래.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보급을 더 넉넉하게 준비하고, 무기의 제련이나 수선은 빠르게 할 능력자들이 있으니 이 정도로 맞추면 될 거다. 꽤 시간 절약이 가능하지. 그리고 전열은 내가 다른 방식으로 짜라. 이쪽의 기병을 더 늘리면 보병들은….”

“예, 옙! 알겠습니다!”

부관은 유렌의 말을 정신없이 받아 적으면서도, 입가가 실룩거리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래, 이게 진짜 상관이고, 지휘관이지!’

솔직히, 부관은 유렌의 부대에 올 때 약간의 의문은 들긴 했다.

개인의 무력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지만, 과연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은 어떨까.

물론, 뭐든 ‘전’ 부사령관. 그 망할 대머리 녀석보다 못하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군을 이끈 경험이 전혀 없다고 하니 걱정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부임 후 열흘.

부관은 나날이 유렌에게 놀라기만 하고 있었다.

마치 전장에서 수십 년은 살다온, 유능한 지휘관처럼 빈틈없게 훌륭한 지시들을 딱딱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새 기병 소대를 하나…. 음, 아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만 그대로 실행하도록 해.”

“옙!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관은 크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 후, 막사 밖으로 빠져나갔고, 그것을 본 셀레나가 쿡쿡거리며 웃었다.

“새 부관은 생긴 건 허약하게 생겼는데~, 겉보기완 다르게 아주 군기가 바짝 들었네요~.”

“음. 보기완 다르게 현장에서 지휘 할 능력도 있는 것 같아. 적어도 내가 말해준 대로 부대를 움직일 능력은 있어 보이고.”

“그럼~. 여차할 땐 저 대신 맡는 건가요~?”

셀레나가 눈을 반짝거리며 그렇게 묻자, 유렌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봐야겠지만, 일단은 그럴 예정이야. 네가 적성에도 안 맞는 일을 계속 맡게 할 순 없으니까..”

“아하하~. 그럼 이제 좀 시원해지겠네요~!”

셀레나는 한숨 놨다는 듯, 방실거리며 웃었다.

그녀는 결코 머리가 나쁘진 않지만, 전장에 서면 시야가 좁아지고 일단 돌격을 몸에서 외치는 성격이다.

물론 그렇게 시야가 좁아지는 대신, 집중력이 높아져 소규모나 단독 돌격은 특기이지만, 대규모 부대를 맡기엔 좋지 않았다.

레이칸은 그녀보다 더한 돌격대장 스타일이었고, 루시아는 마탑원의 소속도 아닐뿐더러 왕국 사람도 아닌 외국인의 신분.

전부 유렌의 대리 지휘관을 맡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메리아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수도에서 할 일도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저 부관은 나쁘지 않았다. 능력 이상을 발휘하는 걸 기대할 수는 없지만, 명령받은 대로라면 충분히 따라주는 경우랄까?

“그나저나, 마스터. 조금 전의 기병 소대는 혹시 헤이든을 염두에 두신검까?”

옆에서 열심히 압축된 강철을 들어 올리던 레이칸이 유렌에게 물었다.

“그래. 하지만 아직은 좀 이를 것 같아서 조금 미뤘지.”

“…뭐, 아직 그렇긴 함다. 그래도 그 녀석만큼 대단한 말솜씨는 정말 처음 봤슴다.”

헤이든. 

원래는 어리지만 제법 유능한 부사관에 불과했었지만, 그는 불과 며칠 사이, 전혀 달라져 있었다.

말을 탄 것이 고작 며칠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그는 누구나 보면 놀랄 정도의 기량을 가진 기병이 되어있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말에 타면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라나?

콰앙-!

-역시 미쳤군.

-말도 안 됨다.

-…저게 가능해요?

-아하하~. 내 승마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네~

말에 올라탄 순간부터, 헤이든에게 고삐란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두 발로 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게다가 서커스에서나 나올 기묘한 자세도 자유자재로 하는데, 거기에서 다른 기병들보다 훨씬 강력한 파괴력이 나왔다.

헤이든은 단순 무력으로만 본다면 아직 강한 편은 아니다.

굳이 말하면 일반 부사관보단 강하지만, 견습 기사보다 떨어진다.

그런데, 그런 헤이든의 랜스 차지가 아무리 훈련이라지만 정기사보다 더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뭐, 내가 기억하는 전성기에 비하면, 정말이지 귀여운 수준이지만.’

유렌이 기억하는 당시 기병대장의 랜스 차지는, 소드마스터였던 자신을 제외하면 부대에서 근처에 갈 사람도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비록 그의 평상시의 무력은 마스터 근방에도 오지 못했지만, 말만 타면 어지간한 기사 단장도 가까이 오지 못할 무력을 자랑했다.

기병 대장으로서, 훌륭한 지휘관이었음은 물론이고.

‘다만 지금은 아직 지휘관으로 쓰긴 이르지.’

유렌은 옛 부하들을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설마, 이렇게 현생에서 다시들 만나게 될 줄이야.

‘분명 뭔가 있어. 우연치곤 너무하니까.’

보급관이었던 첫 번째 한 명이라면, 우연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신의 신탁을 받은 두 명째라면, 뒤에 무언가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군에서 만난 세 명째라면? 

확실히 우연이 아니다.

분명 자신을 과거와 남의 몸으로 들어오게 한 힘이 적용한 것이 틀림없겠지.

그건 대체 무엇일까. 왜 자신이 여기에 있게 만든 것일까.

‘뭐, 이건 지금 생각해봐야, 의미가 없긴 한데.’

유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막사로 향했다.

조금, 머리를 식히러 갈 시간이었다.

 

* *

 

보초에게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을 내리고, 유렌은 자신의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머리가 시끄러우면, 몸을 움직여야지.”

현재의 유렌은 여러모로 신경 쓸 것이 워낙 많았다.

연대장으로서 곧 있을 전투의 준비 및 상황 파악은 물론이고, 그 뒤에 있는 엘프들의 계략도 생각해야 한다.

동시에 마탑과 마탑원들도 머리 한편에 둬야 했으며, 이 전쟁 이후에 있을 여러 놈들의 움직임도 빠질 수 없었다.

언제나 머리가 복잡한 것이다.

‘잠시 머리를 비우다 오자.’

유렌은 로브 속에서, 낡은 회색의 주머니를 꺼냈다.

디멘션 포켓.

자신이 이 육체로 눈을 뜬 후, 얻은 아이템 중 가장 귀중하고 즐겨 쓰는 아티팩트.

유렌은 지금 이것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써보려 했다.

일단, 마력을 손에 모아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같았다.

평소와 다른 것은, 집어넣을 물건의 이미지를, 유렌. 바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

그와 동시에, 유렌은 자신의 주변에서 공간이 일그러짐을 느꼈다.

평소에 물건을 넣거나 뺄 때는 훨씬 빨리 사라졌단 공간의 일그러짐이지만, 지금은 하품이 나올 정도로 그 속도가 느렸다.

‘원래 스스로 들어가려면 이렇게나 오래 걸리는 건가?’

그렇게 10여 분.

마침내 공간이 전부 일그러지면서, 유렌은 자신의 시야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슈욱-

유렌은 공간이 꿀렁거리며, 어느 먼 곳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수 초 후. 시야가 반전하고, 전혀 새로운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온통 무채색으로만 칠해져 있는, 끝없이 넓은 공간.

잠시 주변을 살펴보자, 정말 온갖 물건들이 사방에 널려있었다.

심지어는, 거의 언덕으로 보이는 바윗덩어리까지 몇 개나 있었고 말이다.

모두 유렌이 집어넣은 물건들이었다.

‘성공이군.’

유렌은 주변을 둘러보며 빙그레 웃었다.

확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실제로 성공하니 아무래도 들뜨는 건 숨길 수 없었다.

‘넓다.’

유렌의 시야에 펼쳐진 공간은, 말 그대로 끝도 없이 넓었다. 옆에 펼쳐져 있는 각종 물건들도, 이 세계에 비하면 정말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스스로 들어오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긴 하네. 그것 외에는 다 예상대로고.”

“꾸우-!”

유렌이 주변을 둘러보며 미소짓는 사이, 이 공간에서 머물고 있던 새하얀 해츨링이 반갑게 유렌에게 달려들었다.

“꾸우우-!”

“그래, 그래. 잘 지냈니?”

“꾸-!”

해츨링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유렌의 가슴께에 머리를 비볐다.

“사도님!”

“오오! 직접 오실 줄이야!”

그리고, 옆에서 세 명의 드워프들이 싱글벙글 웃으며 유렌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이곳에 유렌이 넣은 재료와 장비들로 무언가를 잔뜩 만들고 있는지, 한창 신나 보였다.

‘생각보다 더 잘 지내고 있군.’

본디 유렌은 이 공간에는 오로지 물건만을 집어 넣어왔다. 

살아 있는 생물이 이 공간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츨링이 먼저 멋대로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이다.

‘그때는 놀랐지만, 덕분에 생물체도 이 안쪽에서 무난하게 살 수 있다는 증거가 되었으니까.’

그 후엔, 드워프들이 스스로 지원. 안전성을 더더욱 확인했고, 그 후 이젠 유렌이 직접 와 본 것이었다.

“드래곤님! 여기 새로운 놀이도구. 다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한 드워프는, 해츨링에게 바위로 만든 작은 드래곤 조각상을 내밀었다.

“꾸우?”

드르득-

해츨링이 고개를 갸웃하자, 그 작은 드래곤 조각상은 곧 스스로 날개를 펄럭이며, 공간 저편으로 재빠르게 날기 시작했다.

“꾸우-!”

해츨링은 신났는지, 자신도 날개를 퍼덕여 그 조각상을 쫓아갔다.

“오호. 과연. 어쩐지 덜 심심해 보이더니, 놀아주느라 수고들 한다.”

“아닙니다. 드래곤님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야 가볍죠.”

“아, 사도님이 말씀하신 것도, 전부 만들어 왔습니다. 바로 저겁니다.”

드워프들은 싱글싱글 웃으며 저 옆에 있는 10m 정도의 큰 바위를 가리켰다.

“강도는 거의 강철과도 비슷할 겁니다.”

“사도님이 원하신 대로, 재생 기능도 있습니다.”

“좋아. 고맙다.”

유렌은 드워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스태프를 꺼내 들고 그 커다란 바위 앞에 다가가 섰다.

쿵쿵-

살짝 바위를 두들겨보니, 정말이지 강철처럼 단단하기 그지없었다. 애초에 바위에서 나는 소리도 아니었고.

‘머리를 비운 채, 이렇게 수련에만 힘쓸 수 있는 장소는 귀하지.’

유렌은 현재 만 단위의 병사가 모여있는 군대의 고위 지휘관. 

근방에서 몰래 암행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더군다나 수련한답시고, 바위라도 부수면 어떻게 되겠나.

당장 병사들이 물려와, 뻘짓을 한 연대장을 보고 당황해하겠지.

그런 면에서, 자신의 막사에서 올 수 있는 이곳은, 정말이지 귀한 곳이었다.

유렌은 조용히 새하얀 스태프를 들고, 눈앞에 있는 단단한 바위를 쳐다보았다.

‘소드마스터라.’

유렌의 머릿속에, 얼마 전 붙어본 검은 기사의 검격이 그대로 떠올랐다.

‘자신 외의 소드마스터를 본 것은, 참 오랜만이었네.’

전생에 제국에서의 소드마스터는 자신을 제외하면 총 2명.

그중에서 검기를 확인한 것은 딱 1명.

그것도 전력을 보진 않았었다.

두근두근-

온몸에서 마력이 나오는 기사와는 다르게, 마법사인 유렌의 몸에서는, 심장에서 마력이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전생의 자신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황.

하지만 이젠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슈욱-

유렌의 온몸이, 온통 마력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손에 쥐고 있던 새하얀 스태프까지, 새하얀 마력이 강하게 감싸 안았다.

‘확실히 이런 식으로 절제하며 움직였었지.’

전생의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던 검은 기사의 일격.

유렌은 그 검격을 떠올리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스윽-

“꾸우?”

한창 조각상을 쫓아다니던 해츨링의 머리가, 유렌에게 돌아갔다.

“꾸우우?”

드워프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해츨링은 어리지만 드래곤은 드래곤.

무언가 날카롭고도 강렬한 기운이, 유렌에게 느껴진 것이다.

휘익-

그리고, 유렌이 느릿하게 스태프를 한 번 휘두른 그 순간.

콰자자작-!

강철과도 같은 커다란 바위가 통째로 찢어지기 시작했다.

“어…억?!”

“무슨?!”

그 바위의 강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드워프들의 비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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