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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육 (제, 제발 사진은 찍지 말아주세요!!) 12화

무료소설 완전한 사육: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3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완전한 사육 (제, 제발 사진은 찍지 말아주세요!!) 12화

유현지의 마구 헝클어진 밤색 머리칼이 한쪽 볼에 흘러내렸다. 로프에 단단하게 묶인 젖가슴의 가련함, 또 명치에서 복부에 걸친 매끄러움은 얼마나 보기 좋은가!

 

마성진은 기둥에 세워진 유현지의 전라상을 새삼스레 천천히 감상했다. 게다가 미려하고 관능미조차 느끼게 하는 허벅지 사이의 희미한 음모 주변은 불과 조금 전까지 생생하게 화육을 드러내놓고 수축했던 부분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꽉 물어져 있다.

 

“알겠어, 아가씨? 몇 번이나 다짐을 해두지만 나는 오늘부터 너의 정부야. 앞으로 나의 호출이 있으면 곧장 내게 와야 한다. 알겠지?”

 

마성진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유현지 옆으로 다가가 발개진 얼굴에 키스를 하면서 말했다.

 

유현지는 눈을 감은 채 조그맣게 끄덕였다.

 

“그럼 다음에 만날 날을 정해야지. 다음 일요일은 어때?”

 

그녀는 그저 깊숙이 고개를 떨어뜨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똑바로 대답 안 하지?”

 

마성진이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며 유현지의 턱을 획 들어올렸다.

 

“알겠지? 다음 일요일 여기서 한 시에 기다리고 있겠다. 반드시 오겠다고 약속해.”

 

“바, 반드시 오겠어요.”

 

유현지는 눈을 감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다시 깊숙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올 때 천만 원만 가지고 와.”

 

마성진은 자, 이제부터가 승부다, 하는 심산으로 마음을 단단히 다져먹고 유현지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유현지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마성진을 슬픈 듯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당, 당신은 내게 이런 치욕을 주고도 그것도 모자라 돈까지 뺏으려고 하는 거예요?”

 

“비열한 놈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마성진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나는 앞으로 내 기둥서방이 되어 편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여기 집세가 좀 밀려서 말이야.”

 

마성진은 유현지의 눈물에 젖은 얼굴을 즐기듯이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내가 마련하지 못하면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는 언니에게 달라고 하면 되잖아. 천만 원 정도 껌값 아냐?”

 

그러면서 마성진은 그때까지 감추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들며 불량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만약을 위해서 너의 누드사진을 찍어 두겠어. 어때, 마음에 드나?”

 

그러자 유현지의 얼굴에 무서우리 만치 경련이 일었다.

 

“싫어, 싫어요. 마성진 씨, 사진을 찍다니, 그런 짓 하지 마세요.”

 

그녀는 금속성 소리를 지르며 뒤로 손이 묶여 있는 나신을 버둥거렸다.

 

“일요일에 반드시 돈을 가지고 오겠어요. 그러니 제발 사진만은 찍지 말아주세요. 부탁이에요. 마성진 씨.”

 

“아니, 혀 끝만으로의 약속은 신용할 수가 없어. 이런 것을 찍어둬야 안심이 된다, 이 말이야.”

 

유현지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리며 허리를 비틀어 수치의 원천을 감추려 했다.

 

“얼굴을 가리고 있으면 곤란하지. 협박사진 찍는데 얼굴이 안 나오면 되나.”

 

마성진은 좌우로 움직여가며 셔터를 눌렀다.

 

섬광이 번쩍하자, 유현지는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이제 자신은 지옥의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어서 다시 플래시가 번쩍이며 자신의 얼굴까지 똑똑하게 찍힌 것을 알자 사망 선고를 받기라도 한 듯이 슬픈 체념이 가슴 가득 메워오기 시작했다.

 

이제 끝이야……

 

“이봐 아가씨, 좀더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돌려.”

 

절망의 한계에 다다른 유현지는 마성진의 지시에 망설이지 않고 얼굴을 돌렸다.

 

찰칵, 찰칵 소리가 들렸다.

 

“하하하, 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 말고, 환하게 한번 웃어보라구.”

 

마성진은 어둡고 슬픈 유현지의 표정이 한없이 즐거웠다.

 

“이봐, 좀더 대담한 포즈를 취했으면 좋겠는데, 아가씨, 양 다리를 벌려보지 않겠어?”

 

유현지는 마성진의 잔인함에 도전이라도 하듯이 눈을 꼭 감으면서 매끄러운 양 다리를 힘껏 좌우로 벌렸다.

 

“됐어요? 이렇게 하면 되나요?”

 

“그래, 그래, 그렇게.”

 

마성진은 연신 들뜬 소리를 내며 셔터를 눌러댔다.

 

“네 그것을 클로즈업해서 찍어 두고 싶은데.”

 

마성진은 다리를 벌린 자세로 이를 악물고 있는 유현지 앞에 다가가 허리를 굽히며 초점을 맞췄다.

 

“이 사진은 너한테도 보여주지.”

 

마성진은 그렇게 말하며 셔터를 눌러댔다.

 

현지는 벌린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속눈썹을 내리깔고 억울한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지만, 일종의 괘감 같은 것이 체내의 깊은 곳에서 끓어올라 오는 것을 느꼈다.

 

피학의 괘감인가? 그렇다. 전락해가는 피학의 괘감. 그런 것이 셔터 소리가 날 때마다 유현지의 가슴에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좋아, 이만하면 됐어.”

 

웬만큼 사진을 찍고 난 마성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유현지를 묶은 로프를 풀기 시작했다. 로프가 다 풀리자 유현지는 힘없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정신차려, 이 아가씨야.”

 

마성진은 흩어져있는 옷과 속옷을 주섬주섬 모아 그녀의 앞에 하나하나 던졌다.

 

“자, 이제 그 예쁜 옷을 입고 집에 가야지. 언니가 걱정하고 있을 테니.”

 

마성진은 일부러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실컷 놀림을 당하고 수치를 당한 유현지가 다시 저 예쁜 옷을 입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얼굴로 귀가할 것을 생각하니 속으로는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것으로 이 여자는 이제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마성진은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 다음에는 이 유현지를 포로로 해서 그녀의 언니를 내 것으로 만들어주겠다.

 

마성진은 마치 사무라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뇌리에 다시 여러 가지 상상이 떠오른다.

 

동생의 일로 꼭 할 얘기가 있다고 불러내서…… 아니, 유현지에게 전화를 걸게 해서 불러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유예지에게 오늘 찍은 동생의 외설스러운 사진을 보여주고 이 사진을 얼마에 사 줄 것인가, 하고 협박을 한다. 아니, 미리 사진을 그녀에게 보내고 10억쯤에 팔겠다고 하면 그녀는 당장 돈을 준비해 달려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현금과 사진을 교환한다.

 

그녀는 아마 후련한 표정으로 일어설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허리를 휘청거리며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겠지. 흐흐, 왜나면 내가 그녀의 찻잔 속에 몰래 수면제를 넣어두었기 때문이지.

 

마성진은 끝도 없는 상상에 잠기면서, 숨죽여 흐느끼며 옷을 입고 있는 유현지를 풀어진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유예지의 옷을 모두 벗겨 침대에 묶어놓은 다음 일단 맘껏 가지고 놀아야지. 그 다음에 현지와 마찬가지로 관장을 해서 사진을 찍어두면 얼마나 금상첨화이겠는가. 아! 유예지와 유현지를 같이 데리고 사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거기까지 상상이 미치자 마성진은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게 따분하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어제만 해도 유현지와 같은 아름다운 여자를 안을 수만 있다면 당장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이제 그 언니인 유예지와 같이 기품 있는 미녀와 정사를 나눌 수만 있다면 죽어도 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된 것이다.

 

그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유현지는 속옷을 이미 다 입고 웅크린 채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아가씨, 옷 입는 거 도와줄까?”

 

마성진은 히죽거리면서 일어나 유현지의 등뒤로 돌아가 원피스의 지퍼를 올려주었다.

 

“알았지, 아가씨? 다음 일요일 오후 한 시, 여기로 오는 것을 잊지 마. 만약 오지 않으면 방금 찍은 사진을 네가 아는 사람들한테 모두 돌려버릴 거야.”

 

“알겠어요. 꼭 오겠어요.”

 

유현지는 맑고 아름다운 볼에 처량한 그늘을 드리우며 희미하게 끄덕였다.

 

“돈도 잊지마, 집주인이 독촉해서 못 살겠단 말이야.”

 

“알겠어요.”

 

유현지는 눈을 내리깐 채 한 번 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녀는 옷을 다 입자 유리창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며 흐트러진 머리칼을 다듬었다.

 

오늘 아침 미용실에서 정성껏 세팅한 머리도 지금은 슬프기만 할 뿐이고, 화려한 원피스도 뭔가 애처롭고 처량한 느낌이 든다.

 

“그럼, 저 돌아가겠어요.”

 

유현지는 가슴을 비집고 흘러넘칠 듯한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다음 일요일…… 그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잿빛 구름이 낮게 깔린 채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 비는 마성진에게 정욕적인 감각으로 다가왔다.

 

“올 거야. 반드시 올 거야.”

 

마성진은 몇 번이나 입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한 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그날 그 일이 있은 후 마성진은 마약에 뇌를 다친 병자처럼 허탈해져 있었다. 거의 외출도 하지 않았다. 그날의 그 뇌살적인 감각이 이번에는 심장을 죄는 듯한 여운이 되어 마성진을 허탈과 황홀상태에 두는 것이었다.

 

마성진은 속으로 유현지를 회롱한 그 순간을 수도 없이 반추했다. 어쩔 때는 정말 그것이 진짜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일을 생각하면 마성진의 몸은 금세 욕망으로 소용돌이치고 그 부분이 뜨겁게 발기하는 것이었다.

 

수치와 낭패로 격렬한 몸부림을 되풀이하던 유현지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마성진의 귀에 아직도 남아있다.

 

늦는구만, 마성진은 시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설마 안 오는 것은 아니겠지. 마성진은 앉은뱅이 책상의 서랍을 열어 사진을 쳐다보았다.

 

이 사진이 있는 한 유현지의 생사는 내가 쥐고 있는 것이라고 마성진은 입가에 옅은 웃음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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